미등기 토지의 경우, 최초 사정명의인이 소유권을 원시취득합니다. 이러한 미등기 토지를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경우, 취득시효 완성에 기하여 사정명의인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.
그런데, 토지대장이나 임야대장 상 사정명의인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. 주소가 OO리까지만 기재돼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. 이러한 경우는 사정명의인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사정명의인을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사정명의인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 없고, 결과적으로 승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원고(점유취득시효 완성자)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.
이러한 경우를 구제해 주는 전향적인 판결이 있었습니다. 즉 점유취득완성의 경우, 진정한 소유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데, 해당 토지의 진정한 소유자를 알 수 없는 사건에서, 판례는무효인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인을 상대로 이전등기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(대법원 2002다43417). 위 사례는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었으나 해당 등기가 무효로 밝혀진 사안입니다. 그런데, 실제 사례에서는 미등기 토지로 사정명의인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. 이러한 경우, 점유취득시효 완성자가 직접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의 소를 구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. 최근 그러한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기다리는 중입니다. 만일 이것이 가능하다면 점유취득시효 완성자가 국가 상대로 소유권확인의 판결을 받아 직접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.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의한 소유권 취득은 원칙적으로 원시취득인 점,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경우 소유자가 시효취득자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하여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등 시효취득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법률행위에 기한 채권적 권리보다 강하게 보호받는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, 미등기 토지의 사정명의인이 특정되지 않은 사건에서 점유취득시효 완성자가 직접 국가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의 청구를 할 수 있다는 법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.
